중원은 ‘천하의 중심’이지만 ‘고난의 땅’이기도 했다. 수많은 강자가 이 땅을 탐냈기 때문이다. 강자들이 선망하는 이 땅은 결국 힘과 힘이 맞부딪치는 각축장이 되고야 말았다. 한편, 이 아비귀환의 공간은 위대한 사상가를 길러내기도 했다. 밖으로는 외교를 능수능란하게 하고 안으로는 안정과 질서를 일구어야 했기 때문이다. 소진 장의 같은 외교의 달인 종횡가, 오기 상앙 이사 같은 법가 사상가가 이 땅에서 등장했다.
한비자 역시 중원이 낳은 ‘스타’ 사상가다. 한비자를 지금 이 시점에 다시 소환한 까닭은, 우리의 오늘날 현실이 한비자의 당대 현실과 유사하기 때문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법은 어떠해야 하는가, 정치는 왜 필요한가’라는 물음에 한비자가 먼저 답했기 때문이다. 난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성군이나 영웅이 필요하지 않다. 다만, 공정한 시스템이 필요한 뿐이다. 그것이 바로 한비자가 설파한 법이고 법치다. 고난의 시공간을 헤쳐가야 하는 우리에게 한비자의 삶과 사상은 뚜렷한 나침반이 되어 길을 안내해줄 것이다.
충남 보령 태생. 멸종 위기의 젊은 동양철학자, 흔치 않은 제자백가 전문가. 스스로는 ‘사문난적’을 자처하고 있다. 사문난적답게 유교 중심의 연구와 강학이 아니라 소외 당해온 법가와 병가, 묵자를 중심으로 공부하고 발언해왔다. 손자와 오기, 상앙과 한비자 같은 역사가 오해하고 숨긴 인물에 푹 빠져 저술하고 강의하고 연구하고 있다. 단순한 텍스트 해설과 해석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힘을 만들어내는 고전 읽기, 우리의 미래를 준비해나가는 동양 고전 재해석을 지향한다. 패기 있는 청년들과 법가와 병가를 함께 읽으며 한국에 신 법가 사상의 토양을 일구려 한다. 실사구시·합리주의 동양철학이 공동체의 대안이 될 수 있고 세상은 욕망의 눈을 한 청년들의 투지로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있고 믿고 싶다. [묵자, 공자를 딛고 일어선 천민 사상가], [제자백가, 공동체를 말하다]를 펴냈으며, [오자, 손자를 넘어선 불패의 전략가]에 이어 [순자, 절름발이 자라가 천 리를 간다], [손자병법, 동양의 첫 번째 철학], [병법 노자, 생존과 승리의 제왕학], [외워 읽는 고전의 맛, 암송 대학·중용], [암송 도덕경]을 세상에 선보였다. ‘안자’, ‘한비자’, ‘제자백가, 인간을 말하다’를 연이어 출간할 예정이다.
책 앞에
1장 다만 나라를 구하고자 할 따름이다
법가 사상의 공간적 배경에 대하여
2장 문둥병자가 군주를 불쌍하게 여긴다
궁중 사회에 대하여
3장 죽은 전사의 고아가 밥을 빌어먹는다
한나라의 실정에 대하여
4장 지금 세상은 기력을 다툰다
법가 사상의 시대적 배경에 대하여
5장 늘 강할 수도 없고 늘 약할 수도 없다
법치를 주장하는 이유에 대하여
6장 주막의 개가 사나우면 술이 쉰다
중신에 대하여
7장 지사는 다리가 잘렸다고 울지 않는다
개혁의 어려움에 대하여
8장 허수아비가 백만이라도 강하다 할 수 없다
신뢰에 대하여
9장 한 사람만을 통하면 나라가 멸망한다
권력의 대기실에 대하여
10장 득이 되는 자가 도리어 비난받는다
한비자만의 설명 방식에 대하여
11장 옛것을 따르지도 법을 지키지도 않는다
역사에 대하여
12장 아들을 낳으면 축하하고 딸을 낳으면 죽인다
인간에 대하여
13장 꾸짖는 사람이 맛있는 국을 먹는다
군신 관계에 대하여
14장 먼 곳의 물로 가까운 곳의 불을 끌 수 없다
성인과 통치자에 대하여
15장 흙밥과 진흙국을 먹을 수는 없다
유가 사상에 대하여
16장 좀벌레가 많으면 나무가 부러진다
공과 사에 대하여
17장 겸허한 몸가짐을 보배로 삼는다
무위에 대하여
18장 지혜를 버림으로써 총명해진다
지혜를 모음에 대하여
19장 성인은 인민을 다스리지 않는다
술에 대하여
20장 바람의 힘을 타면 약한 화살도 멀리 간다
세에 대하여
21장 삶을 즐기지 못하면 존중받지 못한다
법에 대하여
22장 군생의 어지러움을 구해 천하의 화를 없앤다
구세지사의 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