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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은이 : 데지레 프라피에 & 알랭 프라피에, 이세진, 나영 해제
  •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 발행일 : 2021-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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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비스 형태 pdf
  • 이용가능환경 PC, 스마트폰, 태블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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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급사 영풍문고
  • 보유권수 2권
  • 대출 0권
  • 예약 0권
“나는 오랫동안 내 몸에 문제가 있어서, 나에게서 나쁜 냄새가 나서, 내 얼굴이 못생겨서, 내가 입만 열면 바보 같은 말을 해서, 형편없는 행동을 해서 부모님의 관심을 못 받는 거라고 생각했다.
상자 안 편지들은 베유 법안이 통과된 날 저녁에 어머니가 차마 다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대신 해주었다.
아기를 낳으라고 강요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 본문 56쪽

‘나’에게 다인(多人)가족 승차 카드는 그저 혼자만의 이동을 의미했다. 언제나 짐칸 위의 트렁크와 덩그러니 홀로 남아 차창 밖으로 멀어져가는 부모님을 바라봤다. 가족이 있었지만 함께 살 수는 없었다.
공동 홈, 기숙학교, 위탁가정에 잠깐씩 머무르며 여러 사람을 만났다. 임신으로 학업을 중단해야 했던 위탁가정의 주인, 불법 임신중지 시술을 받다가 피투성이로 발견된 선배, 피임마저 불법이던 시기에 원치 않는 임신과 임신중지를 반복하다가 목숨을 잃을 뻔한 친구의 어머니……. 그들 중에는 MLAC(임신중지와 피임의 자유를 위한 운동)에서 활동하는 마틸드도 있었다. 마틸드는 여성에게 원하지 않는 임신과 출산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알려준다. MLAC의 활동가들은 감옥에 갈 위험을 무릅쓰고 임신을 멈추고 싶어 하는 여성들을 돕고 있었다. 마틸드와 MLAC를 만나면서 ‘나’는 343인 선언, 미국에서 개발된 카먼 시술법, 보비니 재판에 대해 알게 된다.
마침내 1974년 ‘베유 법’이 통과되면서 임신중지가 법의 테두리 안에 들어왔을 때, 어머니는 ‘나’에게 “나도 세 번이나 낙태를 했다”고 말한다. 어머니의 입속에서 채 나오지 못한 나머지 말들은 낡은 다락방의 편지 더미에서 발견되었다. 위탁가정을 떠돌던 시간, 부모님의 다툼, 가족에게서 밀려나는 듯한 경험들이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고, ‘나’는 비로소 어머니와 나 자신과 화해한다. 해방된 사람처럼 홀가분해진 ‘나’는 스스로에게 데지레(Desiree, 원했던 아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행복을 찾아 걸음을 내딛는다.